2021년 회고

2021년 회고는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돌이켜보면 큰 이벤트가 꽤 있었던 것 같아서 짧게라도 기록해두려고 한다.

라이프: 이사

2021년 개인적인 일상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사였다. 코로나로 인해 작년부터 재택근무가 많아지다 보니 더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이전 집은 5평도 채 안 되는 원룸이라서 책상과 책장 정도만 있어도 침대도 없이 누워서 잘 공간 정도밖에 남질 않았다. 출퇴근할 때는 책상에서 컴퓨터 좀 하다가 잠만 자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었는데, 재택근무를 오래 하면서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 자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니까 일과 삶의 분리가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새로 이사 온 집은 아파트여서 방도 3개나 되었고 그중에 1개를 작업실로 만들었다. 4K 모니터와 좋은 의자 등에 투자하고 공간이 분리되니 확실히 만족도가 올라가고 회사 사무실처럼 일하는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사가 가장 큰 이벤트였던 건 전세자금 대출 관련 규제가 막 생길 때쯤에 정말 운 좋게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고, 처음으로 1천만원이 넘는 계약을 부동산을 통해 해봤고,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대부분의 가구, 가전을 새로 장만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졌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워크: 상장

2021년 회사 관련해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상장이었다. 2021년 8월 코스닥에서 원티드를 볼 수 있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나에게도 처음 주식이라는 것이 생겼다.

2015년 9월 입사하여 지금까지 다니고 있고 주변에서 듣거나 주식 관련 이야기를 보면 정말 빠르게 상장한 케이스라고 한다. 처음에는 지인 추천 채용 서비스로 시작해서 지금은 라이프 커리어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많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회사 다니면서 상장을 경험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상장할 정도의 큰 회사에 다니는 것도 처음이다.

올해는 커리어 플랫폼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원티드플러스 개발을 진행하면서 애자일 프로세스도 경험했고 다른 iOS 개발자와 협업도 하고 있다. 개선할 점도 해야 할 것도 많고 더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이 남아있어서 앞으로도 기대된다.

커리어: 번아웃

2021년 회고를 건너뛸까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번아웃 때문이었다. 올해 하반기쯤부터 번아웃이 쎄게 찾아왔고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도 완쾌는 되지 않았다.

올 한 해는 많이 무너지고 방황하고 상처받고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날마다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게 최선일까 하는 생각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직도 퇴사 면담을 하고 난 이후에 멘탈이 맨틀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때가 생각난다.

2019년부터 팀장이라는 개발자 이외의 역할을 맡고 지금까지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스스로 50점도 안 되는 평가를 하고 있다. 리더십 스킬이나 팀장의 역할에 대한 글도 많이 찾아보고, 회사에서 리더십 스터디도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것 보면 아직은 팀장이라는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이게 내가 극복해야 하는 풀어야 하는 가장 큰 문제이다.

2022: 계획

2011년부터 10년 동안 회고를 하면서 느꼈다. 연초에 세우는 장대한 목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실행하지 않는 목표는 그저 꿈일 뿐이다.

그래서 2022년에는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들만 세우고 꾸준하게 개선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1. 시간에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한다. 2021년 회고를 쓰면서도 생각했지만 1년은 정말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하루에 24시간, 일 년에 52주를 소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기억나는 것도 없이 사라진다. 시간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꾸준하게 기록해야겠다.

  2. 역할에 충실하고 부족함을 채운다.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팀장의 탄생>,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카이젠 저니>, <규칙 없음> 책 읽고 하나씩 시도해봐야겠다.